Deut 33:12 · 1 Samuel 16:23 · 2 Kings 3:15

11.17.2021

구 버전 블로그의 마지막 글이 될



blog (누르시면 이동할 수 있어요)
저의 새 블로그예요.
때로는 심해처럼 깊고 어두운 생각을 많이 적었던 이 곳과는 달리
조금 가벼운 이야기와 유쾌한 기억들을 담습니다



그리고 저는 인스타그램을 더 많이 하는데
계정은 두 개예요

여기는 조금은 다듬어진,
취향을 담은 사진들을 올리는,
지인들과 연락을 주고받는
굳이 따지자면 오피셜한 계정이에요
가벼운 연락은 이 곳으로 편하게 주세요!

여기는 말 그대로 뒤죽박죽한 생각들이 많아서
이 곳과 조금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근데 이제 저 스러운 블랙유머 코드를 곁들인 ...
위 계정보다 업로드가 더 자주 되는 편입니다.




지금 이 곳은 너무 깊은 이야기가 많아서
사실 이제는 손이 잘 안 가는데
(질풍노도의 20대가 고스란히 (...) 특히 비공개 글은 더 심함)

어느 정도 저 스스로 두고두고 읽으면 생각 많이 하게 되는 글들도 있어서,
그리고 같은 마음으로 가끔 들어와서 읽으시는 분들 있다는 것 알아서
이렇게 지금처럼 열어 둘게요.

저는 예전의 감정기복 동굴에서 나와 이젠 꽤나 안정된 느낌이에요
보시는 분들께도 그게 전해질 것 같아요.

저 스스로는 많이 살기 편해졌는데,
지금은 다시 구현할 수 없는 예전의 그 날것들이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돌아갈 수 없기에 아름답게 남길 수 있는 거겠죠?


이렇게 저는 서른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지금까지 지켜봐주셨던 분들과 소소한 안부인사 나누고 싶어지네요.
한분한분 저에게 너무 소중한 의미를 주신 존재입니다.

항상 감사했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20대의 끝자락에서 진심어린 감사를 전하며,
아민 드림


2.02.2021


블로그 조회수가 갑자기 확 높으면 잠시 당황과 긴장
그치만 주소를 몇년간 바꾸지 않았으니 그럴만도 하다며 넘어가기
아주아주 문득 내 소식이 궁금한 옛 지인들이 찾아오거나 어쩌다 돌아돌아 발견한 이 곳에 있던 흥미로운 글들에 대한 기억으로 재방문하는 게 아닐지
저는 잘 지내요
여러분도 잘 지내요?

1.11.2021

w 2 | s u n d a y


주일이다. 상규가 출근을 해서 나 혼자 집에서 푹 쉬었다. 
빨래하고, 각 수납장 탈탈 털어 정리하고, 트리 정리해서 집어넣고, 수납장 위 오브제 공간 배치도 새롭게 바꾸고 ... 뭐 그런 자잘한 청소를 했다. 여리한테 연락해서 식중영상 마지막 수정사항도 받았다. 

주변 정리가 안되면 집중을 못하는 이상한 병이 있나보다. 
일 못하는 사람들이 꼭 그렇다더라. 나도 일을 못하는 건가? 사실 나는 내가 일 괜찮게 하는 편인거 알아서 막 의심이 들거나 시무룩해지진 않지만, 가끔 주변 정리 없이도 일에 바로 착수하고 집중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 나는 평생 그러지 못할 것 같다. 

일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나는 구상하는 시간도 정말 오래 걸리는 편이다.
그래서 미술 시간에도 남들 다 뭔가 그릴 때 나 혼자만 백지였고, 그런 상황이 창피하게 느껴지다 보니 미술을 더더욱 싫어하고 못하게 된 것 같다. 
오래 걸려 완성되는 생각의 스케일을 믿고 이 스타일을 계속 고수해야 하는지. 이제라도 빠른 구상 습관을 들여봐야 하는지. 

그렇게 생각해보면 나는 항상 뭔가를 할 때 철저하게 준비를 하는 편이었다. 가장 자신있었던 피아노도 그랬다. 혼자 콘티를 몇번이고 시뮬레이션 해가면서 계속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연습하지 않으면 너무 불안하고. 연습을 많이 안해도 평소 실력으로 어찌저찌 커버하는 날이 더 많았지만. 그러다가 한번 실수라도 하면 역시 답은 연습이었다며 또 연습. 

지금의 내 모습이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진짜 모르겠다.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완벽하고 싶다. 
수정할 게 없을 만큼의 완벽이 아니다. 수정사항은 언제나 있다. 
내가 말하는 완벽이란, 선택지가 많은 것이다. 
어떤 방향을 이야기해도 바로 꺼내올 수 있게끔. 
그래서 너무 오래 걸리나보다. 이 너무라는 것도 내 기준이긴 하지. 일은 꼼꼼히 하려 하는 주제에 또 성격은 급해가지고, 내가 자꾸 내 자신을 답답해하고 재촉한다. 

이번 주는 또 어떨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