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ut 33:12 · 1 Samuel 16:23 · 2 Kings 3:15

2.15.2015

솔직한 생각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쓰기 시작한지 거진 1년이 다 되어간다.

전에는 글 하나하나 흠을 남기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멀쩡한 사람인척 쓰려 노력했던것 같다.
혹시라도 감정적인 순간에 써진 우울한 글들은 얼마뒤 다시 비공개로 설정하곤 했다.
퍼블릭하게 공개된 글들만 읽어보면 참 경건한 사람같았달까.
그러니 가끔가끔 블로그에 손님으로 들어가 혼자 내 글을 읽다보면
뿌듯하기는커녕 더러운 내모습 정리되지 않은 내 삶과 너무 많은 괴리를 빚어서 거북했다.
그래 거북하단 표현이 제일 적절할것 같다.
가장 나답게 글쓰고 싶어 만든 공간에서마저 이러고있다니, 싶었다.

그렇게 몇번 거북함을 느끼고 나니까
어느순간 나무보단 숲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고싶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기 시작하더니
오늘 그 생각이 좀 정리가 된다.

낙심하는 내가 있기에
다시 일어서고 회복되는 나도 있는것이겠지.
죄를 짓지 않았더라면 가장 좋았겠지만,
흔들리고 넘어져봤기에 흔들리고 넘어지는 이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수 있는것이겠지.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모여 드라마를 이루듯
아이를 키울때 이 아이가 어떻게 자라갈지를 기대하게 되듯
대단치않은 이 작은 블로그도 그런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이 사소한 삶의 모습들이 모여서 하나의 큰 그림이 완성되어가는것을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한결같이 지켜가야 하는것들을 빼고는,
언제까지고 답답하고 어린 모습으로 한 자리에 멈춰있지 않을것을 믿어주셨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의 삶이 그렇기 때문이다.
답없어보이는 삶 속에 숨겨진 한줄기의 소망을 놓치지 않는 것은
곧 그 삶을 붙드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과 같다고 나는 믿기 때문이다.

나 또한 그런 소망으로 살아가고 싶다.
그 소망을 붙잡고 순간순간을 열심히 살아내고 싶다.
싶다라는 말로 끝내지 말고 정말 노력하며 살아가리라.

너희가 음란과 정욕과 술취함과 방탕과 향락과 무법한 우상 숭배를 하여 이방인의 뜻을 따라 행한 것은 지나간 때로 족하도다 _베드로전서 4:3